높은 투명성이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점은 이론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무적인 관점에서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투명성의 수준에 비례하여 시장 유동성이 높아진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장외거래를 중심으로 채권 유통이 이루어져 왔던 한국의 경우도 IMF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채권시장의 투명성제고 정책을 수행해 왔다. 수행된 여러 가지 정책 중에서 2002년 10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시행된 지표채권 장내거래 의무화정책은 채권시장의 유통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정책은 장내거래의 투명성은 물론 장외거래의 투명성까지 제고시켜 시장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정책은 장외거래의 희생없이 장내거래의 증가를 유발하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유동성을 거래액이라는 직관적인 변수로 정의하고 정책 전 기간에 거쳐 투명성 제고 정책의 영향을 분석한 이 연구는 이 정책이 시장의 전체 유동성 증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실증적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정책 시행 직후 늘어나다 정체되어 있는 장내거래는 장외거래 혹은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희생한 결과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첫째, 채권이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운용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러한 기관투자자들의 수가 한정된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는 주식시장과 같이 다수의 불특정 다수에 의한 경쟁매매방식이 채권거래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둘째, 거래 시스템과 관련되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측면으로, Primary Dealer조차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하기 힘든 딜러 시장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에 딜러 제도가 발달한 해외 금융시장에서 적합한 채권 매매체계를 도입한 데 따른 적응과정상의 문제점들이 노출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투명성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증대라는 또 다른 측면을 희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야기시킨 측면이 있다. 그러나 투명성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 수준(maximum transparency)보다는 적정 수준(optimal transparency)이 추구되어야 한다.
그런데 적정한 투명성은 각각의 시장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우리나라에서 채권시장 투명성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채권시장 전체의 유동성 측면까지 고려한 투명성의 수준과 내용을 정하여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핵심어 : 채권시장, 투명성, 유동성, 지표채권 장내거래, 장외거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