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개별 기업의 52주 최고가에 대한 앵커링 효과가 가치주 효과를 반영할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산업의 횡단면적 측면에서의 분석을 통해 앵커링 효과를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산업 평균 주가배수에 대한 앵커링(anchoring) 효과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이익공시 후 비기대이익에 대한 시장의 지연반응인 주가잔류현상(post-earnings announcement drift)을 분석하였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의 비금융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기대이익에 대한 이익공시 후 60일 간의 누적초과수익률은 기업 대비 산업평균 주가배수의 크기에 비례하여 증분적으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주가배수가 산업평균보다 높고 낮은 구간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경우, 기업의 주가배수가 산업평균에 못 미치거나 근접한 구간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가치주 효과와 관련되는 개별 주가배수를 통제한 후에는 보다 강건하게 나타났다. 이는 비기대이익에 대한 시장의 지연반응이 개별기업의 주가배수에 근거한 가치투자전략의 효과로 설명되지 않고, 산업평균 주가배수에 대한 앵커링 효과에 기인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주가잔류현상으로 나타나는 시장의 비효율성이 앵커링 효과와 관련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앵커링 효과를 개별 기업의 시계열 특성 관점에서 보고한 선행연구와는 차별적으로 산업의 횡단면적 측면에서 재조명한다는 데 공헌도를 찾을 수 있다. 아울러 기업의 가치 평가가 산업 내 타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결정된
다는 측면에서 정보이전효과를 간접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주제어 : 산업주가배수, 앵커링 효과, 주가잔류현상, 시장 비효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