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뉴딜개혁으로 연방예금보험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미국의 은행들은 다양한 주주책임제도(shareholder liability rules)의 적용을 받았다. 특히 국법은행법과 36개 주의 주은행법들이 채택했던 이중책임제도(double liability)는 유한책임제도가 일반화되기 이전에 미국 은행들에게 적용되던 대표적인 주주책임제도이다. 이 논문은 대공황시기 시카고은행들을 분석대상으로 하여 계열화(affiliation)라는 조직형태가 위험전가(risk shifting)를 억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중책임제도의 효과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실증적으로 검토한다. Saunders-Strock-Travlos(1990) 등은 유한책임제도하에서, 특히 규제완화 시기에, 경영자지분율과 은행이 선택한 위험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는 증거를, 그리고 Esty(1998)와 Grossman(2001a)은 주주책임의 증대가 위험선택을 억제한다는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Kane-Wilson(1996, 1998)은 대공황시기에 확대된 주주책임제도는 은행위기를 막는데 실패하고 사멸해갔던 이유를 1920년대 말에 허용된 은행주식의 액면분할과 그에 따른 소유의 분산에서 찾는 가설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논문은 1926년부터 1931년 사이에 시카고에서 영업하였던 300여개의 은행들을 대상으로 주식수익률의 변동성이나 부동산대출의 비중을 위험의 척도로 삼아 선형관계를 가정하고 살펴본 결과, 계열화되지 않은 은행들의 경우에는 경영자지분율이 위험선택에 대하여 부정적이거나 유의미하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에 비해 계열화된 은행들의 경우에는 주식투자붐을 배경으로 은행계열화가 활발하였던 1920년대 말에 내부지분율이 높은 은행일수록 더욱 많은 위험을 선택하였던 것을 발견하였다. 이 연구는 이러한 결과를 이중책임제도가 위험전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졌지만 계열화를 이용한 다양한 터널링 수단에 의해 이러한 효과가 약화되었던 것으로 해석한다. 이 논문은 미국 은행산업의 역사상 존재하였던 조건부책임제도라는 독특한 경험을 통하여 주주와 채권자 사이의 대리인문제인 위험전가유인에 대하여 더욱 깊은 이해를 가능케 해주며 이 제도의 사멸과 관련하여 기존의 가설을 대체할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확대된 주주책임제라는 환경에서 계열화라는 조직형태의 선택을 통해 터널링과 위험전가가 연결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임으로써, 이 논문은 시카고은행들의 기업지배구조와 은행위기의 전개과정에 초점을 맞춘 병행연구(박경로 2002)와 함께 ‘법과 금융(law and finance)’ 및 금융시스템비교연구의 논의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금융기관의 소유 및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일정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