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기관투자자들이 외부 대주주로서 자신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감시 기능을 함으로써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 동안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기관투자자지분율과 토빈의 Q로 측정된 기업 가치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들은 기업 가치에 유의한 양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대기업 산하의 계열사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소속된 대기업 산하의 다른 계열사들에 대해서 감시 기능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관투자자들이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의 지분들을 서로 교차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 산하의 계열사들에 대해서도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실증 분석 결과 대기업 및 그 계열사들에 있어서 기관투자자지분율과 기업 가치 간에 유의한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경영진들에 대해서, 또는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경영진에 대해서는 감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Hartzell and Starks(2002), Parrino, Sias, and Starks(2003), Cornett, Marcus, Saunders, Tehranian(2003)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며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들은 자기가 소속된 같은 대기업의 계열사나 다른 대기업의 계열사들에 대해 감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따라서 이들의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