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의 시행은 종종 의도치 않은 부수적 효과를 동반한다. 특히 공시제도의 경우, 공개된 정보는 공공재가 되어 시장 참여자는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으므로 영향을 한정 짓기 어렵다. 기업의 공시 정보는 투자자는 물론 타기업, 노조, 정부 등에 의해서도 소비되어 해당 기업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연구는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인해 공시된 개별 임원 보수 정보의 효과를 비공개 기업의 임원 보수를 통해 검증한다.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임원이 속한 공개 기업의 자산 규모와 유사하거나 더 크고 동일 산업에 속한 비공개 기업은 ‘잠재적 공개기업’이 된다. 2014년 잠재적 공개 기업의 임원 평균 보수는 인상되었으며, 인상률은 과거 보다 높고, 같은 해 공개 기업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잠재적 공개 기업으로 선정된 637개 기업 중에서 46개 기업이 2014년에 5억원 이상의 임원 보수를 지급함으로써 공개 기업이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잠재적 공개 기업에서 5억원을 초과하여 공시를 해야 하는 부담 보다는 공개 기업의 임원 연봉이 임원의 시장 임금(market wage)으로 보수 인상에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을 시사한다. 비공개 기업에서 나타나는 임원 보수 인상률의 증가가 기업지배구조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가를 확인하였으나, 국내에서 기업지배구조는 보수 인상률의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